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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후병

* 벙커 바깥을 나가면 바람이 불고 태양이 있다. 나는 나 이외에 아무런 존재를 갖지 않는다. 나중에 벙커로 돌아왔더니 나를 척후병이라고 불렀지만, 거짓말이다. 사후적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벙커 안의 너희는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으리라. 그 경험은 내가 가진 언어에 엄청난 충격을 가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적다는 것이다. 나의 언어는 전혀 새롭게 재구성되었다. 전혀 다른 중력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