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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연대

* 뭐 이제 다 지난 말이 되어버렸지만, 진보신당이 반 mb 연합에 대해서, 가치의 연대라는 말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 나는 참 마음에 안든다. 정책 연대라는 말의 연장선상에서 쓰이긴 했지만, 가치의 연대라는 말은 좀 생각해봐야 할 수사다.    가치의 연대라는 말은 가치에 대한 공유 없이 이루어지는 전략적 이합집산은 그져 선거용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나는 가치의 연대라는 이 말이 진보신당의 어떤 무기력을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가치의 연대라는 말이, 진보신당 내에 도사리고 있는, 지나친 정치적 관대함이나, 몰계급성, 노동 중심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자기 정체성을 폭로하고 있는 말은 아닌지,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혹시 생태주의자와 페미니스트들과 자유주의적 관점들을 마냥 한없이 포괄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무지개 스탠스가 '가치 연대'라는 말을 탄생시킨 원인은 아닐까. 혹시 가치 연대라는 말이 닳고 닳은 정치 공학과 엄밀한 정치적 입장 사이의 어중간한 어디쯤을 가리키는 진보신당의 자기 변명은 아닐까.    나는 어떤 계급, 어떤 목소리 없는 자들을 대신해 정치적 지분을 쟁취하기 위해 태어난 대중정당에게 '가치의 연대'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 가치의 연대라니, 이건 부르조아들의 슬로건에 가깝지 않나. 부르조아의 정치 논리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이유는 부르조아의 정치 논리에는, 그 주체가 완전히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서민을 살리겠다,는 부르조아 정당들의 슬로건에는 '누가' 서민을 살리겠다는 말인지가 철저하게 감춰져 있다. 서민들이 직접 서민을 살리도록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부르조아들이 서민들을 살리겠다는 것도 아니다. 부르조아는 정치적 입장을 갖지 않아도, 다만 정치 공학을 열심히 수행하면, 부르조아지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하는 정치적 결과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르조아지는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