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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구체적

* 블로그가 자동으로 이전되었다.  겨울이다. 내 머릿 속에는 단백질로 만든 폭탄이 들어 있다. 당분간은 좀 과장 같더라도 그런 생각으로 살아야겠다. 알튀세르의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임석진 선생, 아니 헤겔의 '정신 현상학', 레닌 평전2, 최재희 선생 번역의 순수이성 비판과 백종현 선생 역의 실천이성 비판....내가 연말에 아마도 사들이게 될 책들이다. 아 젠장 헤겔은 언젠가는 보게 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냥 안보고 넘어갔으면 하는 책이기도 했다. 1. 제임스 낙트웨이라는 전쟁 사진가의 다큐를 본다. 전쟁 사진가....아니, 그냥 그도 전쟁의 일부이다. 전쟁의 모든 것이 악하지는 않다. 모든 전쟁은 악하지만, 전쟁의 모든 것이 악하지는 않다. 어쩌면 우리가 전쟁을 결코 없앨 수 없다면, 되도록이면 가장 덜 고통스러운, 덜 악한 전쟁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인지도 모른다. 나는 차가운 낙관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 2. 그러나 나는 영원을 목격할 수 없는 존재이므로, 전쟁을 결코 없앨 수 없다는 말은 나의 도피처에 가깝다. 논증할 수 없는 말이며, 사실이 아니라 가치 판단에 불과하다. 나에게 구체적이라는 말은 그래서 논증할 수 없는 영원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일 것이다. 예술이 지향해야 할 방법이 있다면 오로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명제 뿐이다. 구체적인 모든 것은 언뜻 재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재현은 영원에 복무하기 위한 강박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것은 한번도 재현적이었던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