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 2010의 게시물 표시

라캉, 병, 졸고 있는 분석가

* 세미나 11을 다시 읽고 있다. 화장실에 갈때 들고 가서, 접힌 페이지를 다시 읽고 생각하고, 감탄하고.....내 알콜 알러지는 내 몸의 질서와 더불어 살기를 거부한 어떤 것일텐데...이것을 내 몸 바깥으로 완전히 몰아내고, 죽이고, 다시는 그 증상들이 틈입하지 않도록 내 몸을 단단히 무장하는 방법이 있을테고....아니면, 그것들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적절하게 타협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건강이란 건 어떤 병도 침입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그것과 적절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더군다나, 후자의 방법은 증상과 증상 아닌 것의 경계, 분리의 정책을 돌아보게 만들어 줄 것이다...   * 분석 주체가 편안하게 자신의 언어를 풀어놓을 수 있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 분석가' 야말로 전이의 단계를 넘어 존재하는 분석가의 모습이 아닐까.   * 라캉이 시각적인 것에 대해 가지는 생각들은 매우 매혹적이고, 또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것들과 아주 의심할 여지 없이, 닮아있다. 메를로 퐁티를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는데,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라캉이 성경에 등장하는 사악한 눈, 혹은 비정한(?) 눈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전적으로 성경에 있어 '시각 적인 것'은 '로고스' 즉 헬레니즘 전통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시각이야말로 보편적 왜곡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장이라는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