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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최면, 정신분석

* 프로이트 당대에만 해도 최면을 통해 피분석자에게 암시를 걸어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은 심리 치료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법은 피분석자를, 철저하게 환자로, 대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강박적이기 쉬운 대부분의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임시 방편으로 작동할 여지가 크다.    실제로 많은 경우, 이 같은 방식은 급격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여기에 회의를 느낀 프로이트가 최면 치료를 포기하는 순간, 혹은 그가 피분석자의 이성적 언어를 통해 분석적 치료를 시작한 순간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탄생한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내가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는 생생함에 있다.   * 프로이트가 피분석자의 소위 성적인 주제를 향해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디디고 있는 장면들은, 성이야말로 예외적 방식으로 작동하는 '문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만큼 반복적이고, 충동적이며, 우발적인 것이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성은 문화적 양상들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기도 한다. 그런데, 성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