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속에서 쿵쾅거리는 심장, 두통, 어질머리, 신열 같은 거. 어딘가에 데인 것처럼 뜨거웠다가 욱씬 거리며 남아 있는 통증 같은 거. 그 통증을 먹고, 통증 위로 뿌리내리고 가지를 뻗는 문장들.....내 위로 급행열차가 지나갔다.....한 밤 중에 멍청하게 일어나 물마시고, 참외 깎아 먹고, 만화책 들여다보다가 노트를 만져본다. 다 식었다.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다. 내 위로 급행열차가 지나갔다.
* 정치는 뒤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 이를테면 나경원이 이뻐서 그에게 투표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가 어떤 이유를 가졌건, 그는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는 행위에 동참했다. 물론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늦게나마 합리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 어떤 점에서는 '이뻐서'라고 그가 표현한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정치적 무의식을 은폐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 그는 더 나아가서 나경원이라는 상징적 인물이 가진 정치적 함의와 맥락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려고 들지도 모른다. 이처럼 '정치'는 공시적 개념화만 가지고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지점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정치는 자칫 공시적인 개념처럼 보이지만 서사 뿐 아니라, 뒤틀리거나 뒤바뀐 서사의 표현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이 박원순을 서울 시장으로 뽑았다고 해서 그가 박원순의 등장 이전부터 정치와 시민 의식에 대한 맥락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온 사람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또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박원순을 뽑은 행위가 정치적으로 무의미한 일일 수는 없다.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는 한 모든 행위는 정치적이다. 또 반대로 정치적 결과로 수렴되거나 당장 표현되지 못한다고 해서 일관된 정치적 지향이나 실천이, 생각이 정치가 아닌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럼 서울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한 진보신당은? 진보신당 당원들은? 나는? 이들은 지금 당장 정치적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도 일관된 정치적 지향을 갖고 있거나, 혹은 진성당원들이므로 이들은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정치적 지향이 '이미' 뚜렷했던 이들, 어떤 식으로든 일관된 정치 의식을 가진 이들이 저 '사후적 정치'를 '비정치'나 '탈정치'라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어떤 가능성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좌파들과 진보정당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이...
*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원래 메시아는 종말론자였다. 사람들을 선택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것이 그의 정치적 지향이었다. 그는 평범한 이들도 스스로를 실존적 결단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던 거다. 토스토옙스키가 대심문관 이야기를 한 것은 이와 같은 종말론을 인간이 감당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결국 선택받은 자들이나 이와 같은 종말론을 감당할 자격이 있다는 거다. 대심문관 이야기에 보면 한 아이의 생명과 공동체 전체의 행/불행을 저울추 위에 놓고 선택하라는, 지극히 센델의 '정의' 비스무레한 이야기가 나온다. 종말론과 메시아와 대심문관과 정의...우리들의 환타지가 겨우 그곳에 머물러 있는 한 뭐..... 내가 안철수를 보고 느끼는 게 뭐냐면.....걍 삥뜯고 싶다는 거다. 후....얼마나 많은 정치꾼들이 나와 같은 유혹을 느끼지 않겠는가!! 우워어어어어~ 근데 만일 그가 삥뜯기지 않을 정도로 강고하다면 그것도 참 우워어어어어~~
* 재밌다. 수학 공식 나오면 머리 아프다. 근데, 이와 같은 자본주의 경제학이 가장 재밌을 때는 그것이 어떤 환타지를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뜻언뜻 비춰질 때다. 그럴 때 나는 몹시 땡긴다. 이를테면 케인즈가 가진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나, 슘페터가 '혁신'-신결합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은 합리주의가 환타지로써 현실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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