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둘, 자켓 둘, 청바지 둘, 셔츠 둘

* 수퍼 겜돌이 늙은 남자 하나가 드디어, 인간답게 살고자 차를 샀다. 차만 사면 뭘 해? 쭈뼛쭈뼛 도움을 요청하여, 같이 쇼핑을 다녔다. 미드 나이키 하얀 운동화 하나랑, 컨버스 하나 사고, HM에서 케주얼한 자켓 두 개랑, 리바이스와 버커루에서 청바지를 두개, 벨트를 하나, 다시 HM에서 셔츠를 두개 샀다. 다음날 내가 가진 오니츠카 타이거 한 켤레를 눈물을 머금고 양도했다. 이쁜 아이였는데.....잘 가라 푸른 오니츠카여....   * 음 유인나....유인나가 잘 안되서 야한 화보 찍었음 좋겠다... 음 제시카....제시카가 소시 탈퇴했는데, 잘 안되서 야한 화보 찍을 날도 있을꺼야.... 음 김연아......그러니까 우리 루저들은 그냥 그런 생각을 가끔 할 때가 있다.....   * 제브라 - 비치 하우스(beach house)

프로이트, 최면, 정신분석

* 프로이트 당대에만 해도 최면을 통해 피분석자에게 암시를 걸어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은 심리 치료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법은 피분석자를, 철저하게 환자로, 대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강박적이기 쉬운 대부분의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임시 방편으로 작동할 여지가 크다.    실제로 많은 경우, 이 같은 방식은 급격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여기에 회의를 느낀 프로이트가 최면 치료를 포기하는 순간, 혹은 그가 피분석자의 이성적 언어를 통해 분석적 치료를 시작한 순간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탄생한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으면서 만나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내가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는 생생함에 있다.   * 프로이트가 피분석자의 소위 성적인 주제를 향해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디디고 있는 장면들은, 성이야말로 예외적 방식으로 작동하는 '문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만큼 반복적이고, 충동적이며, 우발적인 것이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성은 문화적 양상들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기도 한다. 그런데, 성이란 무엇인가?  

깃발, 선언

* 깃발은 드높고, 고결하고, 우리의 이상, 꿈을 선포하는 것 같지만, 깃발은 나무에 걸어놓은 우리들의 내장이다. 깃발은 우리가 곧 죽을 존재들이라는 이야기이다. 깃발은 꿈의 선포가 아니라, 죽음에 맞서는 우리들의 태도 그것이다. 깃발은 가장 먼저 썩는 우리, 고기의 부패를 막기 위해, 제일 먼저 꺼내 걸어놓은 내장. 만일 깃발이 숭고하다면, 그것은 가장 먼저 부패하고, 냄새를 피우는 내장을 우리가 꺼내 그곳에 널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부패할 것임을 인정하고, 죽을 목숨들임을 받아들이며, 또 한편 우리의 내장을 거기에 걸어놓아, 그 사실을 상기시키고, 선포한다.......   * 임주연 - 비둘기

히스테리

* 대부분의 욕망은 결여를 메우고, 보충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히스테리의 주체는 외상을 배제하고, 격리하고, 폐쇄시키려고 한다. 히스테리는 외상 때문이 아니라, 외상을 폐제시키려는 주체의 욕망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니까, 히스테리의 주체는 결여를 확보하고자 하는 주체이면서, 이미 그것에 실패한 주체이다. 그러므로 결여가 결국 '아버지의 부재'의 다른 이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히스테리증자가 아버지의 자리(결여)를 강화시키고, 또 한편 외상을 폐제시키려고 하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일관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 모든 부재는 '존재'의 예외로써 기능하기 때문에, 결국 존재를 그 전체로 가능하게 만든다. 그것이 부재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히스테리의 주체는 예외를 가지지 못한 주체다. 히스테리의 주체에게 예외는 오직 그가 폐제시킨 외상 뿐인데, 외상은 평소에는 완전히 폐제되었다가, 돌발하는 순간 '전체'의 구조를 환기시키고 폭로한다. 히스테리의 주체가 가진 유일한 예외, 즉 외상이 전체를 규정한다. 때문에 히스테리증자는 스캔들로써 '전체'가 폭로되는 쪽을 선택하기보다, 주체 스스로를 섹터화해 이곳에 스캔들을 가둔다. 히스테리증자의 죄의식은 '전체' '세계'라는 스캔들을 자신의 몸안에 옮겨놓은 희생제의다.